정대윤,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 듀얼 모굴 8강서 킹즈버리에 패배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의 에이스 정대윤(26)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아쉬운 발걸음을 멈췄다. 그는 현지 시간 2월 15일 진행된 남자 듀얼 모굴(Dual Moguls) 8강전에서 세계 최정상의 실력을 자랑하는 미국의 닉 킹즈버리(Nick Kingsbury, 33)를 상대로 패배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정대윤은 경기 중 완주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모굴 종목에서 메달 획득의 가능성을 잃게 됐다.
주요 내용
정대윤 선수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펼쳐진 듀얼 모굴 16강에서는 상대를 꺾고 무난히 8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8강에서 맞닥뜨린 상대는 '모굴의 제왕'으로 불리는 미국의 베테랑 닉 킹즈버리였다. 킹즈버리는 지난 2014 소치,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연속으로 은메달을 획득했고,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거머쥔 최정상급 선수다.
두 선수의 대결은 초반부터 치열하게 전개됐으나, 정대윤 선수가 코스 중간에 완주를 이루지 못하면서 킹즈버리의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구체적인 점수 차이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완주 실패는 기술 실행 점수와 속도 점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됐다. 정대윤은 지난 대회들에서도 킹즈버리를 상대로 고전한 바 있어, 이번 올림픽에서의 재대결 역시 쉽지 않은 과제였다.
한편, 닉 킹즈버리는 이날 승리를 기반으로 준결승, 결승을 차례로 제패하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최강자'에서 '초대 챔피언'으로 공식 인정받게 됐다. 정대윤의 탈락으로 한국 선수들은 남녀 모굴 및 듀얼 모굴 모든 종목에서 결승 무대 진출에 실패하게 됐다.
배경
정대윤은 한국 남자 모굴의 절대적인 에이스로 자리매김해 온 선수다. 그는 지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개인전 모굴 종목에 출전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남자 선수로서는 유력한 메달 후보로 주목받았다. 이후 월드컵 등 국제 대회를 통해 꾸준히 성장하며 이번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에서는 더 높은 성과를 기대받았다.
듀얼 모굴은 두 명의 선수가 나란히 설 치된 거의 동일한 코스를 동시에 달려 하산 속도와 터닝·에어 기술을 겨루는 종목이다. 토너먼트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강한 한 명의 상대를 만나는 순간 탈락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대회에서 정대윤이 가장 만나고 싶지 않았을 상대가 바로 '킹즈버리 장벽'이었다.
역사적으로 한국은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모굴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남자 부문에서는 세계적인 강호들을 꺾고 메달권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따라서 정대윤의 도전은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부문 역사를 새로 쓰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었다.
향후 전망
정대윤 선수의 이번 아쉬운 탈락에도 불구하고, 그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현재 26세로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로서는 여전히 황금기라고 평가받는다. 다음 올림픽인 2030년 대회까지 충분히 체력과 기량을 유지·발전시킬 수 있는 나이다. 이번 올림픽의 쓴맛을 성장의 발판 삼아 기술적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킹즈버리와 같은 톱 클래스 선수들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국내 프리스타일 스키 인프라와 후배 양성 시스템에도 변화가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단 한 명의 에이스에 의존하기보다는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통해 두터운 선수층을 구축해야만 토너먼트 형식인 듀얼 종목과 변수가 많은 모굴 종목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팬들과 국내 스키 관계자들은 정대윤이 이번 경험을 딛고 월드컵 시즌 등에서 더욱 당당한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의 다음 목표는 킹즈버리를 넘어서는 것이 될 것이다. 또한, 여자 부문과 함께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가 양 축으로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