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제재 해제 논의 시 핵협상 양보 가능"…호르무즈 해협 긴장 완화 기대
이란이 미국에 대해 핵 협상(JCPOA) 재개와 관련해 새로운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이란 측은 미국이 대이란 제재 해제를 본격적으로 논의에 올린다면, 핵 협상 타결을 위한 양보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발언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국제 원유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해 온 호르무즈 해협 관련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협상 카드로 꺼내든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에너지 운송로 안정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와 해운 보험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내용
이란 외교 당국자는 최근 성명을 통해 "핵 협상에서 공은 현재 미국 측에 있다"며 "만약 워싱턴이 제재 해제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의지를 보여준다면 테헤란도 합의를 위한 필요한 양보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양보 조건이나 시기는 명시되지 않았으나, 이는 지난 몇 년간 교착 상태에 빠졌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일명 이란 핵 합의) 재개 협상에서 상당히 유연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해당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 이상의 실질적 파급 효과를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중동 최대 석유 수출 루트인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을 겨냥한 군사적 위협 행위를 지속해 온 배경에는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타개하려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제재 완화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공격적 행위를 자제할 유인이 생겨 지역 긴장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는 국제 에너지 시장과 해운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글로벌 혈관으로, 이 지역의 불안정은 유가 변동성을 극적으로 높여왔다. 또한, 해당 구역을 운항하는 유조선(탱커)들은 높은 전쟁 보험료(전쟁리스크 보험) 부담을 안고 있어 운송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협상 진전 기대감은 이러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낮추어 궁극적으로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다.
배경
2015년 체결된 JCPOA는 이란이 핵 개발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대신 미국·EU 등 국제사회가 가했던 경제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하기로 한 합의였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2018년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며 제재를 재개했고, 이란은 이후 우라늄 농축 활동 등을 확대하며 합의 사실상 무효화 상태가 지속되어 왔다.
지난 2021년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빈에서 간접 협상이 재개되었으나, 이란이 요구하는 제재 철회 보장 문제와 미국이 요구하는 핵 프로그램 동결 문제 등에서 첨예한 대립을 보이며 교착 상태에 빠졌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이란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외국 선박 나포 또는 무인기 공격 사건을 여러 차례 발생시키며 서방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해 온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급망 충격을 겪은 상태에서, 중동 지역 추가 불안 요소는 주요 경제국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따라서 JCPOA 협상 진전은 단순한 외교 문제를 넘어 세계 경제의 안정성과 직결된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 관찰 포인트는 미국 행정부의 공식 반응이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내부 정치적 갈등(강경파 의회 의원들의 반대)과 대선 정국 속에서 신속한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고물가와 고유가라는 경제적 압박이 커지면서 실질적인 에너지 공급원 안정화 필요성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어, 외교적 타진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만약 협상이 진전되어 제재가 부분적으로라도 완화된다면 몇 가지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첫째, 국제 유가는 공급 차질 우려 감소로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둘째, 중동 항로를 이용하는 한국 등 주요 원유 수입국의 에너지 수입 비용 및 보험료 부담이 경감될 여지가 있다. 셋째, 장기간 고립되었던 이란 산업용 부품 및 소비재 시장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 열리며 일부 기업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도한 낙관론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양측 간 신뢰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합의라도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준수 여부를 둘러싼 검증 과정에서 다시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독자 및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향후 몇 주간 미국과 이란 각국의 후속 입장 발표 및 호르무즈 해협 주변 정세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