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동계올림픽 단독 중계, '최가온 금메달 생중계 놓친' 대참사로 비판 확산
JTBC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의 국내 유일 중계권을 획득한 상황에서 방송 편성 논란으로 심각한 비판에 직면했다. 한국 선수들의 주요 경기, 특히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최가온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결승전을 생중계하지 않고 편성 편차를 이유로 녹화 중계(VOD)로만 제공한 결정이 '대참사'로 불리며 시청자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이로 인해 실시간으로 금메달 소식을 접하려는 수백만 시청자는 네이버의 실시간 스포츠 중계 플랫폼 '치지직' 등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주요 내용
JTBC는 이번 올림픽에서 지상파 3사(KBS, MBC, SBS)를 제치고 유일한 독점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로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방송 시작 후 주요 한국 선수들의 경기가 예정보다 늦게 끝나거나 시간이 변경되는 경우가 잦았고, JTBC는 기존 편성표를 고수하며 이들 경기의 생중계를 번번이 놓치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의 정점은 2월 15일 오후 진행된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과 결승전에서 터졌다. 최가온 선수가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낼 것이라는 예상이 높았으나, JTBC는 해당 시간대에 자체 제작 예능 프로그램인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가제)의 티저 영상을 포함한 기타 콘텐츠를 방송했다. 금메달 소식은 뉴스 속보 형태로만 전해졌고, 정작 경기 장면은 수시간 후 VOD 서비스로 공개되었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국민적 관심사를 외면했다", "독점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의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반면 JTBC 측은 "올림픽 일정 변동이 빈번하고, 모든 경기를 생중계하기에는 채널 운영상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전해 논란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태는 시청 행태의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JTBC에서 생중계를 찾지 못한 시청자들은 대거 네이버 '치지직'으로 향했다. 치지직은 해당 경기 시간대에 순간 접속자 수가 약 430만 명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증명했다. 이는 독점 중계권이라는 강력한 권한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의 선택이 콘텐츠와 플랫폼의 접근성에 따라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배경
JTBC의 동계올림픽 단독 중계권 획득 배경에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간의 오랜 중계권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올림픽 중계는 주로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권리를 구매하고 협업해왔다. 그러나 점차 방송권료가 치솟으며 재정 부담이 커졌고, 이 과정에서 종편의 도전이 시작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에도 지상파와 종편 간에 현장 취재 구역과 영상 사용권을 놓고 마찰이 있었다. 당시 지상파는 고액의 중계권료를 지불했기 때문에 취재와 보도에 있어 우선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종편은 공정한 취재 환경 조성을 요구했다. 이러한 갈등은 '소극적 보도'와 '취재 제약'이라는 상호 비난으로 이어지며 미디어 업계의 골치 아픈 과제로 남아있었다.
결국 2026 올림픽에서는 재정력을 바탕으로 한 JTBC의 단독 도전이 성공하며 구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이는 방송 시장에서 종편의 위상이 한층 강화되었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독점'이라는 무게에 따른 책임 또한 함께 증가했음을 시사한다. 과거 공동 중체 체제에서는 한 채널이 실수를 해도 다른 채널로 선택지가 있었지만, 현재와 같은 단독 체제에서는 그 실패의 영향력과 책임이 집중되는 구조인 것이다.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미디어 산업과 스포츠 중계 환경에 여러 변화를 촉발할 것으로 전망한다. 첫째, 고액의 독점 중계권 계약 자체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광고 수익과 시청률만으로 막대한 권리금을 회수하기 어려워지면서, 앞으로 유사 메가 스포츠 이벤트의 중계권 계약 방식에 유연성이 요구될 것이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과의 공동 획득이나 분할 계약 등의 모델이 더 활발히 논의될 전망이다.
둘째, 시청자의 권리 의식과 선택 행태가 더욱 확고해질 것이다. 이번 사건은 시청자가 단순히 수동적인 콘텐츠 소비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플랫폼 선택자를 넘어 방송사의 의무 수행을 감시하는 존재임을 확인시켰다. 방송사는 앞으로 편성 결정 과정에서 시청자의 실시간 반응과 디지털 플랫폼 간 경쟁 구도를 훨씬 더 민감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상파와 종편 간 관계에도 새로운 국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소극 보도'와 '취재 제약'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나, 궁극적으로는 양측 모두에게 손해인 구조라는 인식 아래 새로운 협력 모델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특히 국가적 관심사인 메저 스포츠 이벤트에서는 공공적 책임 차원에서 정보 접근성을 최대화하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 절차가 필요해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플랫폼 다양화가 진전되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치지직의 약진은 OTT 서비스가 실시간 스포츠 중계 강자로 부상할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향후 시청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러나 여전히 독점 계약 하에서 핵심 콘텐츠 접근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가 주목해야 할 리스크로 남아있다